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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스토리/토노 미츠키

[제비 둥지] 토노 미츠키 사이드 스토리 1화

by .12410 2020. 6. 4.

[제비 둥지]

누군가의 기억에서 사라져도, 내가 어느 날 사라져버려도 분명 미래는 이어져.

성실한 담임 선생님
그럼 이번 시험지를 돌리겠다.

토노 미츠키
오늘은, 모두의 맥이 풀린 것 같아.
...시험기간이 시작되어서 그런걸까.

성실한 담임 선생님
이번에는 평균점이 상당히 낮았다.
시라호시의 학생임을 제대로 마음에 새겨두도록.

성실한 담임 선생님
만점은 반에서 한 명이다.
...토노 미츠키, 역시나구나.

토노 미츠키
...네.

활발한 반 친구
굉장해... 토노, 또 해냈냐고!

모범생 반 친구
...칫.

토노 미츠키
(붕 하고 뜨는 기분이랑, 가슴이 쿵 내려앉은 기분.
시험이 끝나면 여러 가지 감정이 넘쳐 흘러.)

토노 미츠키
(어느 게, 가장 맞는 감정인 걸까.)

활발한 반 친구
토노, 그 마의 세계사에서 연속 100점 기록 갱신이라니...
도대체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 거야?

토노 미츠키
음... 교과서를 한 번 읽었으려나?

싹싹한 반 친구
나, 나왔다~... 저 귀신같은 기억력...

활발한 반 친구
그 기억력이 있으면서
중학교까지의 기억이 없다니, 진짜냐고.

싹싹한 반 친구
용량이 빈 만큼 채워 넣기 쉽다던가...?

토노 미츠키
.............

싹싹한 반 친구
역시.................라던가,
.............도...............하지?

활발한 반 친구
맞아맞아................그런..........
우리들..............도..........그랬고.........

토노 미츠키
...아.

싹싹한 반 친구
...어라?
토노, 어느 새에 사라진 거야?

활발한 반 친구
그 녀석, 머리는 좋은데 이상해...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해야 할까...

싹싹한 반 친구
...만점 그렇게나 맞아놓고는.

싹싹한 반 친구
저 녀석이 시험에서 기뻐하는 모습,
한 번도 본 적 없었고 말이야.

-

토노 미츠키
(그런가... 기뻐하는구나. 만점을 받으면, 기뻐하는 거야.)

토노 미츠키
히사시 군.

미타카 히사시
아, 미츠키.

토노 미츠키
히사시 군이 교정에서 주저앉아 있던 모습이 교실에서 보였어.

토노 미츠키
뭔가 있는 거야?
...아, 새 둥지? 아기 새들이 빽빽해.

미타카 히사시
응, 제비 둥지야.
떨어져 있는 게 보였으니까, 다시 올려주려고 생각해서.

토노 미츠키
...한 마리는 움직이질 않네.

미타카 히사시
응... 안타깝지만 한 마리는 죽어버렸어.

토노 미츠키
헤에...

미타카 히사시
불쌍하니까 근처에 무덤이라도 만들어줄까.

토노 미츠키
...불쌍해.
죽어버리는 건, 불쌍해.

토노 미츠키
이제 더는 움직이지 못하는 게 불쌍한 걸까?
그게 아니면, 모두와 떨어져 버리는 게 불쌍한 걸까...

미타카 히사시
...무리해서 감정을 따라 할 필요는 없어.
기분이라는 건 사람마다 다르니까.

토노 미츠키
...하지만, 알아두고 싶어.
저기, 히사시 군은 어떻게 생각해?

미타카 히사시
으~음, 그렇네...
아빠 제비가 슬퍼 보인다고 생각했으려나.

미타카 히사시
저기 나무 위를 올려다봐 봐.
아까부터 계속 이쪽을 보고 있어.

토노 미츠키
정말이다.
슬프니까, 떠나지 않는 거네.

미타카 히사시
...오늘은 또 꽤 공부를 열심히 하네.
무슨 일 있었니?

토노 미츠키
..............

토노 미츠키
...시험 암기 과목이랑은 다르게, [감정] 같은 건 답이 부정형인 데다가 어려워.

토노 미츠키
그렇지만, 모르는 채로 있는 건 싫어.

토노 미츠키
자신의... 내 감정에 대한 것이니까.

미타카 히사시
그런가.
그러니까 미츠키는 계속 생각하고 있는 거네.

토노 미츠키
...히사시 군.
새 둥지를 고치는 거랑 무덤을 만들어 주는 거... 도와줘도 될까?

미타카 히사시
물론이지, 같이 하자.

-

토노 미츠키
어제 고친 둥지, 괜찮으려나.
오늘은 학교도 쉬는 날이지만... 한 번 보러 가야지.

토노 미츠키
...우왓. 빨라... 새?

토노 미츠키
아아, 넌 어제의 부모 제비구나.
지금부터 따로 밥을 구하러 가는 걸까나.

토노 미츠키
...오늘은, 어제보다 건강해 보이네.

토노 미츠키
저기, 너는 말이야... 이젠 슬프지 않아?
슬펐던 거, 잊어버렸어?

토노 미츠키
...사람의 언어로 말해도 모르겠지?
나도 새의 언어는 모르겠으니까.

토노 미츠키
네 감정도, 모르겠어.

???
...어라, 미츠키 군.
미츠키 군, 새 좋아했었어?

토노 미츠키
어라...

토노 미츠키
...신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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