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아직 너 자신을 모른다
집사·히사모리
하아~...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됐을까?
집사·히사모리
이런 가문에서 집사가 된 것 만으로도 운이 다한 걸지도 몰라.
어떻게든 지금까지 도망칠 수는 있었지만...
집사·히사모리
뭐, 무참하게 당하는 내 모습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네...
집사·히사모리
하아... 이야기의 주인공도 아니고, 운명을 바꿀 수 있을 리가 없지...
명탐정·키타무라
잠깐 기다려!
집사·히사모리
으악!? ...아, 타.. 탐정 씨?
명탐정·키타무라
인생, 그렇게 쉽게 포기하면 안 되는 법이라고?
명탐정·키타무라
운명은 바꿀 수 있어.
히사모리 씨는 나 같은 것보다 훨씬 주인공다운걸?
집사·히사모리
무, 무슨 소리야?
조수·미츠기
선생님은 이런 싸움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세요.
조수·사카이
뭐.. 일단 그런 것 같던데.
명탐정·키타무라
그 말대로지!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았어!
명탐정·키타무라
있지, 히사모리 씨. 무서워하지 말고 내 손을 잡아.
나랑 같이 운명을 바꿔보지 않을래?
집사·히사모리
...하하, 하.
앞으로 일어날 일에 미리 겁먹는 건... 이제 그만둘까.
집사·히사모리
좋아. 탐정님을 믿어볼게.
나도 죽고 싶지는 않으니까.
명탐정·키타무라
좋아, 이벤트 성립!
-
장남·사이키
...미안한걸, 미츠키. 여기까지다.
차남·미츠키
그런 것 같네. 메구루 형. 역시 대단해...
장남·사이키
네 눈엔 공포가 없어.
...이 상황에서도 아직 네 뜻을 굽히지 않을 셈인가?
차남·미츠키
그건 어떨까...
분명 무섭고 싫은 일이겠지.
차남·미츠키
하지만 그걸 어떻게 느껴야 할지,
목숨을 앗아갈 메구루 형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차남·미츠키
마지막까지 나는 잘 모르겠어.
장남·사이키
그게 네가 마지막으로 남길 말인가.
...결코 잊지 않겠어.
차남·미츠키
.........
명탐정·키타무라
아하하! B급 싸구려 배틀로얄 같은 곳에서까지
폼 잡고 있지 말라구! 메구루 쨩!
명탐정·키타무라
자, 거기까지야! 사카이 쨩, 레츠 고~!
조수·사카이
으아악!?
장남·사이키
윽!?
차남·미츠키
앗...!
조수·사카이
어이 탐정! 뭐 하는 거야!
명탐정·키타무라
미안미안.
몸싸움이라도 해서 말려볼까 싶었거든.
조수·사카이
그럼 자기가 가면 되잖아. 사람을 던지지 말라고. 사람을.
차남·미츠키
도와줘서 고마워.
너는 탐정인... 키타무라 군이었지.
장남·사이키
시, 심판이 방해를 한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명탐정·키타무라
오히려 심판으로서 선언해둘게.
이 게임은 무효입니다~
장남·사이키
하아!? 탐정이 무슨 말을...
명탐정·키타무라
그래. 나는 탐정이지.
그래서 말인데 탐정은 뭐라고 생각해?
명탐정·키타무라
사건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사람, 현장을 해설하는 사람. 절대적인 재판을 행하는 사람. ...이렇게 여러 가지 역할이 있지.
명탐정·키타무라
이번에 나한테 주어진 탐정의 역할은 뭘까, 하고 생각해 봤거든.
명탐정·키타무라
그래서 나온 결론은... 방관자야.
명탐정·키타무라
비극적인 결말을 지켜봐라, 그리고 떠나도록 해라.
...정말이지, 의미가 없는 역할이지 않아?
명탐정·키타무라
그런 만큼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였어.
명탐정·키타무라
나 같은 녀석에겐 딱 어울리는 역할이라고 말이지.
장남·사이키
네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만.
장남·사이키
주어진 역할?
마치 모든 것을 바라보았던 사람처럼 말하고 있군.
명탐정·키타무라
그럴지도 모르지.
명탐정·키타무라
가지지 못하는 내게서 더 무언가를 거두려고 하는 녀석...
명탐정·키타무라
그 녀석의 인형극을 알아채고 있는 거야.
이 바보 같은 배틀 로얄에서도.
차남·미츠키
인형극...?
명탐정·키타무라
그래. 시시한 줄거리에 되먹지도 않은 연극.
명탐정·키타무라
내가 알던 너희라면 이런 것에 넘어가지도 않았을걸?
장남·사이키
네가 아는 우리들...?
차남·미츠키
...모르겠어. 키타무라 군이 말하는 건 이해하기 어려워.
명탐정·키타무라
이해할 필요는 없어.
그런 것도 이젠 익숙하거든.
명탐정·키타무라
그러니까 지금은 심판으로서 명령할게.
이 싸움을 멈춰.
장남·슈
...싫어. 그런 명령에는 따를 수 없어.
명탐정·키타무라
......
장남·슈
나한테 싸우는 것을 그만두라고, ....그렇게 말하는 거야?
명탐정·키타무라
응. 그 말대로야.
너는 싸울 필요가 전혀 없어.
명탐정·키타무라
당주가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이 싸움은 정말로, 의미가 없어. 알아듣겠어?
장남·슈
의미 따위는 상관없어.
그렇게 결정된 거니까 싸우고, 죽일 거야.
명탐정·키타무라
그렇게 정해져 있으니까 싸우고 죽인다고?
그건 네가 정한 게 아니잖아?
명탐정·키타무라
여긴 네가 지켜야 할 작은 세상이 아니야.
다시 말해서 네가 싸워야 할 세상도 아니지.
명탐정·키타무라
그렇지? 키리야 슈 군.
장남·슈
...몰라. 그런 성은 알지도 못해.
명탐정·키타무라
그럼 네 성은 뭔데?
당주가 곧 물려줄 네 소중한 집의 성씨 말이야.
장남·슈
........
장남·슈
...그런 건 관계없어.
필요한 일이니까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 거야.
명탐정·키타무라
아하하, 정말 고집불통인걸!
뭐, 그것도 네 모습이겠지만.
명탐정·키타무라
그것뿐만이 아니야.
키리야 슈, 이것만 그런 게 아니라고.
명탐정·키타무라
자, 모두를 자세히 잘 봐봐?
차남·미츠키
저기, 슈 형.
여기에 있는 우리는 무언가가 이상한 것 같아.
집사·히사모리
확실히 말하자면 잘 모르겠지만...
장남·사이키
하지만 신기하게도 설득력이 있는 것은 확실해.
장남·사이키
이 탐정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설득력이 말이야.
명탐정·키타무라
...그렇겠지.
이건 분명 내 인식의 문제이기도 할 테니까.
장남·슈
말하는 의미를 모르겠어.
차남·미츠키
그래도 있지, 슈 형. 확실히 신기하지 않아?
우리는 왜 싸우고 있던 걸까?
장남·슈
당주가 되기 위해서.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있는 거야.
장남·사이키
...뭐 그렇지.
그 건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을 여지가 없었을... 텐데.
명탐정·키타무라
하지만 아니야.
웃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니거든.
명탐정·키타무라
확실히 너희는 모두 어딘가 이상하지.
명탐정·키타무라
뭐, 당연히 모두 제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귀찮아하는 면이나, 바보거나, 난폭하다던가.
명탐정·키타무라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야.
서로를 죽일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잖아.
명탐정·키타무라
그도 그럴게 우리는, [ ]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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